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낀 어느 날 오후,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렸다.
길에 있던 사람들은 가까운 상점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온몸이 흠뻑 젖은 한 할머니가 비틀거리며 한 백화점안으로 들어왔다.
많은 종업원들은 비에 젖은 노인의 모습을 보고도 외면했다.
할머니의 옷차림이 누추했기 때문이다.
이때 필립이라는 젊은이가 할머니에게 친절하게 다가가 말했다.
"도와드?! ? 일이라도 있습니까 ?"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여기서 잠깐 비를 피하고 갈 거예요."
할머니는 남의 건물에서 비를 피하고 있자니 미안한 마음에 백화점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머리핀이라도 하나 사면 비를 피하는 일이 좀 떳떳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할머니의 표정을 살피던 필립이 또 다가와서 말했다.
"할머니, 불편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의자를 하나 가져다 드릴테니 그냥 앉아서 쉬시면 됩니다."
두 시간 뒤 비가 그치고 날이 개었다.
할머니는 다시 한번 필립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명함 한 장을 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비 갠 후의 무지개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몇 달 후 이 백화점의 사장 제임스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바로 그 할머니가 쓴 것이었다.
그녀는 놀랍게도 당시 미국의 억만장자였던 강철왕 카네기의 모친이었다.
편지에는 필립을 스코틀랜드로 파견하여 한 성루를 장식할 주문서를 받아가게 할 것과,
그에게 카네기 소속 대기업들이 다음 분기에 쓸 사무용품의 구매를 맡기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제임스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계산해 보니 이 편지 한 통이 가져다 줄 수익은 백화점의 2년 이윤 총액을 웃돌았다.
제임스는 바로 필립을 회사의 이사회에 추천했다.
필립이 짐을 꾸려 스코틀랜드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
이 스물두 살의 젊은이는 이미 백화점의 중역이 되어 있었다.
몇 년 동안 필립은 자신이 늘 보여주었던 선의와 성실함으로 카네기의 손과 발이 되었다.
필립은 카네기 가에 공을 세워 이름을 떨쳤으며,
100곳에 달하는 전국의 도서관에 800만 권의 도서를 기증하여 많은 젊은이에게 귀감이 되었다.
<지고이네르 바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