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경 림 (시인)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을 모른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만

길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 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 하기도 하고

그것을 알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들이
길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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