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게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 이해인 "봄이 오는 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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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 윤 보영

대설주의보가 맞았다
폭설이 내린다

내린 눈이 앞을 가려
와이퍼가 빠르게 움직인다
조심조심!

이럴 때는
눈을 보면 먼저 달려 나오는
그대 생각!
잠시 멈추고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

 

 

 

 

 

 

그대 나이 들어
머리 희끗해지고 잠이 쏟아져
난로 옆에 앉아 꾸벅거리며 졸게 되거든

이 책을 꺼내 무릎에 놓고 천천히 읽으며 한 때 그대 눈동자가 지니고 있던 부드러운 시선 그리고 그 눈동자가 만든 깊은 음영을 꿈꾸게나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대의 기쁨에 찬 은총의 순간들을 사랑했으며
진실한 사랑이었든
설령 거짓이었든
그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었던가

그러나 한 사람만이 진정
그대 안에 있는 순례자의 영혼을 사랑했으며 바뀌어지던 그대 얼굴의 슬픔을 사랑했나니

붉게 타오르는 장작 옆에 몸을 구부리고 조금은 슬픈 어조로 중얼거리게나

어떻게 사랑이 그대에게서 달아나서 저 멀리 보이는 산 위를 거닐더니
무수한 별들 사이로 얼굴을 감추었는지를

윌리엄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1965-1939
아일랜드 의 국민시인
노벨문학상수상

 

 

Charlie Lamdsborough, I dreamed I was in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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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Benjamin S. Bae(age 10)

Hope is a star that burns deep in  your chest.
Hope is a key that unlocks the door of your dreams.
Hope is what you grasp when there is nothing to hold.
Hope is a friend that will stay with you until the end.
Hope is the next branch that makes you climb higher.
Hope is the star that will burn forever.

 

 

      희망              
            - 배성준 -

희망은
가슴 깊은 곳에서
타오르는 별.

희망은
꿈의 문을 여는 열쇠.


희망은
잡을 것이 없을 때
움켜쥐는 것.

희망은
끝까지
당신과
함께 할 것입니다.

희망은
당신을
더 높이 올라가게 하는
사다리 입니다.

희망은
영원히
타오르는 별입니다.

 

<번역 장시화>

 

 

홍매화 ^^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5(영매 5)매화를 읊다

 
一曲溪流淺(일곡계류천) :
한 굽이 개울물 맑고 얕은데

​三更月影殘(삼경월영잔) :
깊은 밤에 달그림자 저물었구나

​客來吹玉篴(객래취옥적) :
나그네 이리 와서 옥피리 불어라

​獨立不勝寒(독립불승한) :
나홀로 서서는 추위를 못이기 겠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 6(영매 6)매화를 읊다

 
嶺外疊峯巒(령외첩봉만) :
고개 너머 첩첩 봉우리

​巖邊足冰雪(암변족빙설) :
바위가엔 얼음눈이 많기도 하다

​玉魂落遐荒(옥혼락하황) :
옥혼이 아득한 곳에 떨어져 있어

​相看兩愁絶(상간량수절) :
서로 보고 둘이서 수심이 태산이로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詠梅10(영매 10)매화를 읊다

 
夜靜雪初霽(야정설초제) :
밤은 고요한데 눈이 처음 개니

​淡月橫半天(담월횡반천) :
맑은 달이 하늘 공중에 비끼었구나

​腸斷江南客(장단강남객) :
애간장 다 끊어진 강남 나그네

​哦詩獨不眠(아시독불면) :
시를 읊으며 홀로 잠 못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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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의 유혹


찰칵, 셔터를 누르는 순간
그 꽃은 나의 꽃이 되고

찰칵, 셔터를 누르는 순간
너는 나의 아이가 되지만

또다시 꽃을 훔치고 싶어하고
너를 훔치고 싶어 하는 나는 누구냐?

꽃 앞에서 네 앞에서
목이 말라 허둥대는 나는 산짐승

나의 샘물은 어디쯤 있는 것이냐!


나태주 시집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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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 나태주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은 아니지만
너의 불행은 분명 나의 불행이란다
부디 잘 살아야지
부디 많이 사랑하고
부디 많이 부드러워져야지
내려놓을 것이 있으면 내려놓고
참을 수 없는 것도 때로는 참아야지
기다릴 만큼 기다려야지
세상을 늘 새롭게 바라보고
작은 일도 감사와 감동으로 받아들여라
굳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마
많이 너를 생각하고 걱정한단다
이것만은 알아다오.

 

나태주 시집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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