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노천명

 
들녘 비탈진 언덕에 늬가 없었던들
가을은 얼마나 쓸쓸했으랴
아무도 너를 여왕이라 부르지 않건만
봄의 화려한 동산을 사양하고
이름도 모를 풀 틈에 섞여
외로운 계절을 홀로 지키는 빈들의 색시여
갈꽃보다 부드러운 네 마음 사랑스러워
거칠은 들녘에 함부로 두고 싶지 않았다

한아름 고이 안고 돌아와
화병에 너를 옮겨놓고
거기서 맘대로 자라라 빌었더니
들에 보던 그 생기 나날이 잃어지고

웃음 걷은 네 얼굴은 수그러져
빛나던 모양은 한잎 두잎 병들어갔다
아침마다 병이 넘는 맑은 물도
들녘의 한 방울 이슬만 못하더냐
너는 끝내 거칠은 들녘 정든 흙냄새 속에
맘대로 퍼지고 멋대로 자랐어야 할 것을-
뉘우침에 떨리는 미련한 손은 이제
시들고 마른 너를 다시 안고
푸른 하늘 시원한 언덕 아래
묻어주러 나왔다

들국화야!
저기 늬 푸른 천정이 있다
여기 뉘 포근한 갈꽃 방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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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끝 없는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너에게 미소 짓고
하루 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너의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
그리고 지상의 모든 귀한 것들을
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일도, 
가장 웅대한 일도
지상에서 잠깐 스쳐가는
한 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

  

                                                      2017년 5월 7일  承養 松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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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학생시절 언젠가 레미제라블을 보고

뮤지컬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을 보이는 ‘레미제라블’을

최근 아내와 함께 관람을 하고 나니 선뜻 자리를 일어날 수 없었다.

특히 뮤지컬영화라서 더 감명 깊게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서 레미제라블에 대한 것을 더 자세하게 알고 싶었던 차에

대기원신보에 그 내용이 아주 잘 올라와 있어 옮겨 봅니다.

 

 

[리뷰] 영화 레미제라블, 원작을 정제한 듯…'善은 원망이 없는 것'

골든글로브 3관왕 작품성 인정, 타인에 대한 관용의 메시지 돋보여
2013.01.16 11:27 등록

국내 개봉 뮤지컬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을 보이는 ‘레미제라블’이 제7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에 올랐다.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동명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한 이 영국 영화는 ‘좋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고전예술의 본분에 충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진정한 선(善)은 원리원칙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자비와 관용이라는 메시지가 감동을 안기며, 노래하기엔 성량이 부족한 주연배우들의 ‘옥의 티’를 불식시켰다.

 

1월 13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레미제라블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장발장’ 역 휴 잭맨), 그리고 여우조연상(‘판틴’ 역 앤 헤서웨이)을 받았다. 영화는 오는 2월 24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이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상태.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인식돼온 터라 2월 말에도 레미제라블의 상복이 터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1885)의 ‘레미제라블’이 원작인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동명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와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타인에 대한 자비와 관용이 진정한 선(善)'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음악극으로 표현, 원작 이상의 전달력과 완성도를 보인다. 사진=UPI코리아

▼영화는 1월 13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7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휴 잭맨·오른쪽), 여우조연상(앤 헤서웨이·가운데) 등 3개 부분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오는 2월 24일 열릴 제85회 아카데미상에도 이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상태다. 사진=ROBYN BECK/AFP/Getty Images

 

원작의 업그레이드 격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은 1862년 출간된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영화로 만든 것.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동명 뮤지컬(1985년 초연)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가 이 영화도 제작했다.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주인공인 가석방죄수 장발장(Jean Valjean)이 20년의 도망 생애 속에서 선(善)을 깨닫고, 결정적인 갈림길에서 악을 억제하고 선을 실천하는 일종 해탈의 과정을 그렸다. 프랑스혁명 이후 비참한 시민들의 모습을 다루기도 한 이 소설은 주요 줄거리가 전개되다가 사회 배경이 방대하게 섞이는 바람에 끝까지 독파하기가 어렵다고도 알려졌다. 주제를 극화(劇化)하는 뮤지컬 형식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했다. 원작의 ‘업그레이드’ 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인생(人生)의 중요한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불후의 주제: 원한을 善으로 갚는 ‘영혼의 승화’

 

자베르 경감: “왜 날 죽이지 않지? 자네가 기다려온 날일 텐데”
장발장: “난 자넬 원망하지 않아. 자넨 맡은 일에 충실했던 것뿐이네.”

 
레미제라블의 메시지는 이 부분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

 

굶주린 조카를 위해 빵을 훔쳤다 19년형을 살고 가석방된 장발장은 이후에도 자베르 경감의 감시 대상이었다. ‘가석방 신분’으로 일자리를 못 구해 숨어버린 장발장을 자베르 경감은 죽을 때까지 쫓아가 잡겠다는 태세였다. 법을 집행하는 것은 자베르 경감에게 ‘신의 뜻’이자 ‘선(善)의 실천’이었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혁명을 처단하기 위해 혁명군에 잠입한 자베르는 신분이 들켜 결박되고, 그 곳에서 우연히 장발장과 마주친다. 이때 자베르의 예상과 달리 장발장은 결박된 자베르를 몰래 풀어주고, 자베르는 이해할 수 없어하며 복수의 기회를 잡지 않은 이유를 묻는다. 장발장은 끈질기게 자신을 잡으려던 자베르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경찰로서 맡은 일에 충실한’ 자베르의 관점을 관용함으로써 자비를 실천한 것이다.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혁명 후 19세기의 빈곤과 가혹한 형벌 속에서 정의와 양심, 용서, 혁명, 구원을 고민했다. 제목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프랑스어로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위고는 그런 비참한 현실에 대한 답안이 악(惡)을 버리고 선(善)을 좇는 것이라는 것을 작품 전체에서 그리고 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장발장, 판핀, 혁명을 꿈꾼 대학생들의 사후 세계 묘사에 이 부분이 잘 드러난다. 혁명을 시도한 대학생들은 ‘분노’로 가득한 혁명가를 불렀지만, 그들이 죽어서 장발장과 함께 부르는 노랫말엔 분노라는 단어 대신 ‘사랑’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레미제라블 상영관에서 장발장의 행보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쉽게 보인다.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은 지난 11일 역대 국내 개봉 뮤지컬영화 최고 흥행기록인 ‘맘마미아’(2008)의 453만 676명을 넘어선 데 이어, 1월 16일에는 500만 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서효빈 기자 shbin@epochtimes.co.kr

                                                                                                                                                            대기원신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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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요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올려요

쓴 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 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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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7AC344F6EA5C533EAA7

136C9F4E4D4CC8C8153809 먼발치에서

당신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굳이 당신에게 물어볼 건 없지만
나 혼자서 당신을 사랑하고, 
나 혼자서 행복해 하고, 
나 혼자서 아파하고 ....
그리워하면 그뿐 이겠지만 
내 허전한 마음이 
당신에게 물어 보라는군요. 
당신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당신을 이미 사랑하는 나는 
당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당신을 만났다가 
하루에도 수백 번씩
당신과 이별하곤 합니다. 
당신의 대답도 있기 전에 
벌써 당신을 사랑하고 만 
나를 용서해 주세요. 
행여 당신에게 짐이 되진 않을까, 
내 성급하고 서툰 사랑에 
당신이 곤란하지는 않을까 
늘 걱정스럽긴 해도 
그것만 허락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하게만, 
당신을 내 마음에 간직하게만. 
당신을 사랑합니다. 
비록 가까이 있진 않지만 
설혹 당신이 모르고 있다 할지라도 
나는 사랑하겠습니다. 
이 세상 수많은 사람 중 
바로 당신을...
詩 / 이정하

♪ Wild Flower - Richard Clayd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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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_ 인연의 잎사귀

 

 

 

 

 
인연의 잎사귀     
 
                            -  이 해 인 -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혀지고 잊어진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결 이라도
그대 만나 보고픈 까닭입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일이 많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고스란히 남겨 두는 것은
그 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까닭입니다.
 
두고두고 떠 올리며 소식 알고픈 단 하나의 사람.. 
내 마음에
잎사귀 하나 남겨준 사람
슬픔에서 벗어나야
슬픔 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 듯
 
그대에게 벗어나
나 이제 
그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네
처음부터 많이도 알았지만
많이도 같았던 차마 잊지 못할
내 소중한 인연이여~``
 

 

 

 

 坐中花園(좌중화원) 꽃밭에 앉아서
膽彼夭葉(담파요업) 꽃잎을 보네
兮兮美色(혜혜미색) 고운 빛은
云何來矣(운하래의) 어디에서 왔을까
灼灼其花(작작기화) 아름다운 꽃이여

 


 

 

 

何彼 矣  (하피의)  그리도 농염한지
斯于吉日(사우길일) 이렇게 좋은 날에
吉日于斯(길일우사) 이렇게 좋은 날에
君子之來(군자지래) 그 님이 오신다면
云何之樂(운하지락) 얼마나 좋을까


 

 

 

 臥彼東山(와피동산) 동산에 누워
望其天   (망기천)   하늘을 보네
明兮靑兮(명혜청혜) 청명한 빛은
云何來矣(운하래의) 어디에서 왔을까
維靑盈昊(유청영호) 푸른 하늘이여
何彼藍矣(하피람의) 풀어놓은 쪽빛이네

 

 

 

吉日于斯(길일우사) 이렇게 좋은 날에
斯于吉日(사우길일) 이렇게 좋은 날에
美人之歸(군자지래) 그 님이 오신다면
云何之喜(운하지희)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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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 하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하게

 
이별이라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이게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 두 철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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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마음
앙상한 나뭇 가지가
파아란 새잎 기다리듯 
당신을 기다립니다
내 가슴에
산골짜기 낙엽처럼 쌓인
당신의 그리움을 
노오란 양재기에  
하나 하나 태워 가며 
당신을 기다릴 수 밖에 없네요 
언제 당신 나에게 오실런지
하루 하루가 나에겐 
눈물 겹도록 지루하기만 합니다 
내가 당신을 이리도 기다리는 것은 
당신의 진실하고 때 묻지 않은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
12.  01.  07.
정래 
 
//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시인 김정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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